
장편소설
민음사
201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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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니가 추천해줘 읽게 된 소설, 책을 읽다 보니 술술술 편히 읽히는 그런 책이었나 보다. 3일 정도 출퇴근길에 다 읽었으니…
이 책을 읽는다고 며칠 동안 들고 다녔더니, 어느 누군가는 내게 “좌빨이야?!”라는 농을 던지기도 했다. 그만큼 책 제목이 주는 인상이 큰 것이 아닐까…
주인공 계나의 생각과 그 생각의 결론인 선택을 보면서 느낀 내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는 구성원 개인의 행복을 얼마나 어떻게 신경 쓰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하고 대중의 의식도 크게 개선되었다고 하는데, 나는 옳은 방향으로 향하고 나를 위한 선택을 하고 있는지, 젊은 계나의 선택을 통해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책을 읽고 인상적인 몇 구절을 가지고 왔다.
“나더러 왜 조국을 사랑하지 않느냐고 하던데, 조국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거든. 솔직히 나라는 존재에 무관심했잖아? 나라가 나를 먹여주고 입혀 주고 지켜줬다고 하는데, 나도 법 지키고 교육받고 세금 내고 할 건 다 했어.”
“애국가 가사 알지? 거기서 뭐라고 해? 하느님이 보우하는 건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야. 만세를 누리는 것도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고. 나는 그 나라를 길이 보전하기 위해 있는 사람이야.”
“사람은 가진 게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어. 하지만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행복해질 수는 없어. 나는 두려워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아.”
“가까이에서 보면 정글이고, 멀리서 보면 축사인 장소가 한국이다. 치열하게 아귀다툼하는 사방에 커다란 울타리가 쳐져 있다. 이곳의 주인은 약자를 홀대하고 강자를 우대한다. 그는 차별적 포함과 배제의 메커니즘으로, 담장 안쪽의 모든 이를 통제하고 순종시킨다. 자유를 영위하며 사는 줄 알았던 곳이 실제로는 거대한 사육장이었던 셈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서의 탈출을 꿈꾸고 결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안주하지 않고 결행함으로써 그녀는 또래와 엇비슷한 생활을 새롭게 재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에 도전한다. 과연 계나는 먹고 사는 데 급급한 생존을 존재하는 삶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 해설에서 | 허희(문학평론가)